2021년 2월 10일 마이니치(每日) 신문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여파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대가 없이 선물을 주는 선물경제(Gift Economy)1 개념에서 비롯된 다양한 나눔이 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선물경제 온오쿠리(恩送り)는 누군가의 은혜, 즉 친절과 베풂을 경험하였으면 그것을 베푼 상대방이 아니라 친절과 베풂이 필요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을 말한다.
온오쿠리의 영향 중 하나로 오사카국제대학교(大阪国際大学) 경영경제학부의 하야카와 코우(早川公) 준교수는 트위터에 해시태그 ‘#선물경제 참가(献本ギフトエコノミー)’를 적어 선물경제의 홍보와 함께 학술원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높은 가격의 학술논문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학생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또 다른 영향 중 하나로 나라(奈良)현 가시하라(橿原)시의 겐키카레(元気カレー) 식당에서는 음식값과는 별도로 무료로 카레를 먹을 수 있는 식권인 ‘미래티켓(未來チケット)’을 약 200엔(한화 2,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구매한 티켓은 벽에 붙여놓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부담 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온오쿠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선물경제가 미래티켓과 같이 단순히 물질적인 선의를 남에게 베푸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경제구조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예는 구글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구글은 검색엔진을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사용자들은 구글의 검색엔진을 사용함으로써 본인의 정보를 구글에 제공하게 된다. 사용자들이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구글은 독자적인 검색 알고리즘을 개척해 나아갔고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 네이버지식백과) 그러므로 일본의 온오쿠리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도입 및 성장시킨다면 일본의 새로운 경제구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온오쿠리 개념은 낯선 개념이 아니다. 에도시대(江戸時代)2 때부터 알려진 일본의 전통연극 <스가와라덴쥬테나라이카가미>(菅原伝授手習鑑)3에서도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다. 1746년 초연을 한 이 가부키(歌舞伎)4 연극은 대사 속에 단어 ‘온오쿠리’를 사용하며 배풂의 개념을 일본의 문화 속에 자리잡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온오쿠리는 ‘인정(또는 친절)은 돌고 돌아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라는 뜻이 있는 일본의 속담, ’정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情けは人の為ならず)‘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의 문화에 오랫동안 함께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단순히 경제침체만 일으켰을 뿐 온오쿠리라는 개념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 경제침체는 급격한 자본주의 체제로 굳어진 등가교환 지배 경제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사람 간의 온정을 마주 보게 만들어 준 주요 계기 중 하나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의 선물경제 온오쿠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시 일어나는 일회성 구조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과 발전을 보일 것으로 비추어진다. 다만 온오쿠리 특성상 정확한 등가교환이 되지 않아 무료로 받은 학술원문들을 재판매한다거나, 카레를 무료로 먹을 수 있는 미래티켓을 사용하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아무도 미래티켓을 구매해주지 않는 등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므로 새로운 경제체제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더욱 상세한 기준과 체계가 형성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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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선물경제(Gift Economy): 재화나 용역이 금전적 이득이 아닌 공동체나 명망을 위해 소비되는 경제 체제
2에도시대(江戸時代) :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 家康)가 권력을 장악한 후 에도(현재의 도쿄)에 막부(幕府)를 설치하여 운영한 시기(1603~1867)를 말한다.
3스가와라덴쥬테나라이카가미(菅原伝授手習鑑): 1746년 초연한 인형극 및 가부키 작품으로 헤이안(平安)시대(794~1185)의 스가와라 미치자네(菅原道眞, 헤이안시대에 활동한 학자·시인·정치가로서 일본에서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의 실각사건을 중심으로 일어난 주위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며 3대 명작으로 알려져 있다.
4가부키(歌舞伎): 음악, 무용, 기예가 어우러진 일본의 전통연극으로 16∼17세기 에도시대에 서민 예술로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965년 일본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출처: 네이버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