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BBC News에 따르면, 지난 월요일 프랑스 법원이 베트남 전쟁 당시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에 노출된 피해자들이 제조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1962년부터 1971년까지 미군이 베트남과 라오스 일대에 살포한 고엽제 중 하나로 이 명칭은 암호명이다. 당시 살포되었던 고엽제들은 저장용기의 색깔에 따라 총 6가지의 다른 이름으로 불렸고, 이 중 암, 피부병을 비롯한 여러 장애 및 질병을 일으키는 다이옥신이 포함된 에이전트 오렌지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그로 인한 피해도 가장 심각하다. 당시에 살포된 에이전트 오렌지로 인해 피해자들은 당뇨병, 암을 비롯한 여러 질환을 현재까지도 앓고 있으며, 베트남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기도 했다.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15만명의 아이들을 포함하여 수백만 명의 베트남인들은 물론, 베트남의 환경까지 광범위하게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베트남전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하던 도중, 에이전트 오렌지의 피해를 입은 베트남계 프랑스인 쩐 또 응아(Tran To Nga)가 2014년부터 여러 인권단체의 지원을 받아 26개의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오고 있다. 고엽제를 제조한 회사들 중 현재 독일의 바이엘(Bayer)에 인수된 몬산토(Monsanto Company)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우케미컬(Dow Chemical Company)을 비롯한 대다수의 회사가 다국적 기업이다. 바이엘과 다우케미컬은 프랑스에도 법인을 두고 있기에 프랑스에서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지난 월요일에 프랑스 법원이 당시 전쟁을 주도하던 미국 정부의 명령에 따라 행동했다는 기업의 주장들을 고려하여 쩐 또 응아의 소송을 기각했다.
쩐 또 응아의 변호인인 윌리엄 부르돈(William bourdon)은 이러한 프랑스 법원의 판결 이후 재판부가 주권면제 원칙을 현재 시점이 아닌 베트남전 당시의 시점에서 해석했다며 항소 의사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현재, 베트남전 참전 국가에서는 고엽제 피해자들과 제조사들의 소송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와 기업 간의 의견 대립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조사들은 미국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며, 피해자들은 미국 정부는 물론 당시 에이전트 오렌지 제조를 함께한 기업들에까지 책임을 묻고 있다. 기업의 선택으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이 생긴 만큼, 기업들은 이익 추구보다는 문제 해결을 우선시해야 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소송을 중재하는 국가 또는 법원의 역할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으로 보이며,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하여 피해자들의 치료를 지원하는 등의 다양한 방안들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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