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7일(현지 시간) NBC뉴스에 따르면, 미 연방 정부가 서부 지역의 주요 상수원인 콜로라도강(Colorado River) 미드호(Lake Mead)의 물 부족 사태를 사상 처음으로 공식 선언하며 애리조나(Arizona), 네바다(Nevada), 멕시코 일부 지역 등에 공급되는 물의 양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특히 1단계 절수 조치 시행으로 애리조나는 연간 상수도 할당량의 18%, 네바다는 7%, 뉴멕시코는 5%가 줄어들게 되는데, 주변 지역 농부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드호는 미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 중 하나로 1930년대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 경계에 있는 후버댐(Hoover Dam)을 건설하면서 만들어졌다. 호수의 물은 발전용 · 관개농경용 · 홍수조절용 등 다목적으로 쓰이는데, 서부 주요 지역에 거주하는 2500만명의 식수로도 공급된다.
당국에 따르면 올해 여름 초 콜로라도강 유역 저수지의 수위는 22년 연속 이어진 가뭄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드호는 2000년 이후로 20년이 넘게 최대 수위를 한 번도 채우지 못했고, 현재 담수량은 최대치의 37%에 불과한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미국 서부 지역의 98%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중 64%는 극심한 가뭄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 특히 열돔현상(heat dome, 히트돔)*에 따른 서부지역 기온 상승이 가뭄을 초래하고 수자원을 고갈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출처: Bloomberg)
물 부족 현상은 미국 농업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캘리포니아(California)는 전 세계 아몬드의 80%를 재배하고 있는데, 올해는 물 부족으로 값비싼 경작 나무를 뜯어내는 상황이다. 밀, 보리, 유제품 최대 생산 지역인 중부 애리조나의 농민들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화된 물 부족 사태와 정부의 절수 조치 시행으로 생업에 큰 타격을 입은 농민들은 정부 지원을 요청하며,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작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이다. 그 외에, 냉각수 공급에도 차질이 생겨 미국 서부 화력발전소의 발전량도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산하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1도 상승하면서 폭염, 가뭄, 홍수, 산불 등 극한 기상 현상이 더욱 자주 일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로 해마다 목숨을 잃는 사람만 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산하기구는 주요 원인으로 선진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실패, 화석 연료 사용, 쓰레기 증가, 산림 벌목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대가뭄 사태는 후년에도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상황에 미리 대비하여 적잘한 정책안을 계획하고, 지역주민과 농민에 대한 지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발 벗고 나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열돔현상(heat dome, 히트돔): 지상 5~7km 높이의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거나 아주 서서히 움직이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 주로 미국과 아시아 등 중위도에서 발생하며, 히트돔이 생기면 예년보다 5~10도 이상 기온이 높은 날이 장기간 이어진다. (출처: NOAA)
관련 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기사확인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사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