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9일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에 따르면 미국 보수 성향이 강한 텍사스 주(州)에서 9월부터 시행되는 ‘텍사스 심장 박동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낙태권리 옹호단체인 ‘전미낙태연맹(National Abortion Federation)’이 이를 위반하는 낙태시술업소에 대해 재정적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텍사스 심장 박동법’은 낙태 금지 시기를 현행 20주에서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로 앞당기는 법이다. 이 시기를 넘기면 낙태가 금지되어, 여성들이 임신 사실 자체를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는 시기를 금지 시점으로 앞당겨 설정해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와 같은 법이 추진된 것은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이오와(Iowa) 주에서도 2018년 같은 내용의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해 시행될 뻔한 적이 있다. 여성의 기본권이자 자기 결정권인 낙태권을 침해당했다고 느낀 시민들이 주 정부를 상대로 내건 소송에서 승소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지금쯤 시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성의 자기 선택권을 침해하느냐 마냐에서 논란이 일었던 다른 주들의 법과는 달리, 텍사스 주는 다른 주들이 추진했던 것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바로 주 정부는 불법 낙태 단속을 하지 않고, 낙태 시술 병원에 대한 모든 소송을 완전히 시민에게 맡긴 것이다. 불법 낙태 시술 병원을 상대로 직접 소송을 내거는 시민들에게는 최소 1만 달러(한화로 약 1천 150만원) 이상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낙태 시술 병원에 대한 단속이나 기소권을 주 정부가 담당하지 않고 시민들이 맡기 때문에, 병원은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없다.
보상금이 상당하기 때문에, 실제로 법이 시행된다면 낙태 시술 업체에 대한 소송이 상당할 거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또한 소송에 투자해야 할 시간이나 비용을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일부 병원들이 낙태 시술을 중단해, ‘낙태’를 받을 수 있는 장소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텍사스 심장 박동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금, 많은 사람들은 이 법이 미국의 민사소송 시스템과 더불어 시민의 자유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심장박동법은 시행 전인 8월 30일에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앞서 미시시피(Mississippi), 조지아(Georgia), 미주리(Missouri), 아이오와주 연방법원은 심장박동법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으나, 오클라호마(Oklahoma)와 사우스캐롤라이나(South Carolina)주에서는 법안이 통과되어 사실상 법에 대한 판결이 나눠져 있는 상태이다. 낙태는 인권과 공중 보건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심장 박동법안이 논의된 시점에서 여성과 태아에게 돌아가는 피해가 최소화 된 형태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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