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5일 The Texas Tribune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Texas) 주(州)에서 긴 머리 때문에 정학 처분을 당한 학생 7명이 휴스턴(Houston) 지역의 매그놀리아 독립 교육구(The Magnolia Independent School District)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해당 재판을 담당한 리 로젠탈(Lee Rosenthal) 연방 판사는 소년들이 긴 머리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는 해당 교육구의 두발 정책의 시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매그놀리아 교육 독립구는 남학생에 대한 두발 규정 사항으로 앞 머리카락은 눈을 덮지 않아야 하고, 옆 머리카락은 귀 밑 위로, 뒷 머리카락은 셔츠 깃에 닿으면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ACLU)과 ‘여성 권리 프로젝트(Women’s Rights Project)’는 젠더 기반의 두발 규정이 헌법에 위배되고, 학생들이 차별 없이 공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남학생 6명과 논바이너리(non-binary)* 학생 1명을 대표해, 지난 10월 텍사스주 매그놀리아 독립 교육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출처: The Washington Post)
그러나 두발 정책 시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라는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해당 교육구는 성별을 기반으로 한 두발 정책이 주법을 준수하고 전반적인 지역 사회 가치를 반영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고수할 뜻을 밝혔다. 반면에 미 시민자유연맹은 두발 규정이 교육 환경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수정 헌법 제14조의 제1절과 1972년 제정된 연방교육법 ‘타이틀 나인(Title IX)’에 따른 학생들의 평등한 보호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의견이 대립하는 만큼 이들 사이에 타협점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성별에 입각한 두발 규제 정책을 실시하는 학교가 여전히 많다. MZ세대들에게 자유가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거론되는 만큼, 남학생들도 긴 머리를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많은 뜻을 내포한다. 전통적 사회 구조가 만든 성별 고정관념은 ‘다름’과 ‘다름’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변화해가는 세상의 가치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학생 중 한 명이 긴 머리카락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 것처럼, 텍사스 주 교육 당국이 다양성을 존중하고 성 고정 관념을 지양하는 데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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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이너리(non-binary):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말한다. (출처: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