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8일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일본 효고현(兵庫県)의 가미카와 마을(神河町)에서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특산물인 ‘선령차(仙霊茶)’의 수확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선령차는 이 지역에서 재배하는 녹차(緑茶)의 이름이며, 우롱차(ウーロン茶), 홍차(紅茶) 등의 형태로도 생산되고 있다.
약 300여 년 전부터 수확되어 온 선령차는 효고현의 지리적 특징의 영향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일본 효고현은 산이 많은 지역이며, 특히 가미카와 마을은 7ha 이상, 1,000m 이상의 넓고 큰 산들에 둘러싸인 지형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시험을 준비하던 수험생들이 가미카와 마을에 방문하여 수험 준비를 하다 정착하여 이 마을을 만들게 되었다. 1725년에는 사람들이 마을 주지 스님의 권유를 받아 차나무를 심었는데, 이것이 산악 지형의 가미카와 마을의 대표 산업인 ‘차’를 만들게 된 시초이다. 이후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차는 한 유명 승려로부터 ‘선령’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고, 일본 황실에서 사용하는 차가 되었다. (출처: 가미카와 관광지 사이트)
선령차는 말차를 주로 생산하는 일본의 다른 차들과는 달리, 한국에서도 대중화된 ‘녹차’의 형태로 재배되고 있다. 말차는 녹차 잎을 수확하기 전, 그늘에서 재배하여 찻잎의 성장을 늦추어 수확한다. 그리고 건조한 뒤, 고운 가루로 갈아내어 물에 녹여 먹는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다. 잎 자체를 섭취하여 녹차보다 영양소의 양이 많으며, 일본에서 가장 대중적인 형태이다. 이와 달리, 선령차와 같이 한국에서 대중적인 녹차는 수확한 찻잎을 빠르게 덖어 잎을 산화하여 만들다. 덖어진 잎은 말리는 과정에서 동그랗게 말리는데, 이것을 다시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섭취하며,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하이닥뉴스)
선령차는 5월 초부터 수확되지만, 날이 따뜻하다면 1년에도 여러 번 수확이 가능하다. 옛날에는 찻잎을 사람이 직접 따서 수확했지만, 지금은 기계를 이용하여 잎을 깎기 때문이다. 산악 지형인 가미카와 마을에서는 1년에 약 2~3회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 기온이 서늘하고, 20년간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다른 지역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2회까지 수확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와 달리, 날이 따뜻한 시즈오카(靜岡)에서는 1년에 4번이나 찻잎을 수확할 수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이 높았기 때문에 기존에 수확되던 찻잎보다 잎의 크기도 크다고 한다.
대표적인 가공 형태는 녹차이지만, 선령차는 우롱차, 홍차, 호지차 등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홍차는 ‘신미야(shinmiya)’라는 이름으로 일본 내에서 손꼽힌다. 선령차가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차로 생산되는 이유는, 녹차와 우롱차, 홍차가 같은 찻잎으로 만들어지며, 찻잎의 ‘발효도’ 차이에 의해 다른 차가 되기 때문이다. 찻잎에 포함된 효소가 찻잎을 발효시키는데, 녹차는 찻잎을 발효하지 않은 형태이며, 홍차는 찻잎을 발효한 형태이다. 우롱차는 녹차와 홍차의 중간 형태로 홍차의 절반 정도만 발효된 것이다. 그리고 호지차(ほうじ茶)는 찻잎을 볶아서 만드는 형태로, 선령차의 종류 중 가장 인기 있는 찻잎이다. (출처: 선령차 사이트)
일본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차가 발달하였으며, 한국보다 물 대신 차를 음용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가인 한·중·일 중 다도 문화가 가장 잘 발달 되었으며, 옛날 신라 시대의 도공이 정착하여 다기 문화도 함께 발달하였다. 코로나가 끝난 뒤, 기회가 된다면 역사와 전통이 가득한 차 문화를 즐기러 일본에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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