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17일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여성이 직장에서 유급 월경 휴가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유럽 최초로 통과시켰다. 스페인 정부 대변인 이사벨 로드리게스(Isabel Rodríguez)는 이 법안이 “여성과 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법안에 따르면, 월경 휴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진단서를 받아야 하며, 매달 첫 근무일부터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심한 월경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3~5일의 휴가가 제공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부는 휴가 일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월경을 건강상의 질환으로 간주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생리 용품에 부과되었던 부가가치세의 폐지와 보호자의 동의 없이 16세부터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앞으로 스페인의 여성들은 학교나 교도소 등의 공공기관에서도 생리 용품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출처 :엘 파이스)
스페인 평등부 장관 이레네 몬테로(Irene Montero)는 “여성들은 몸에 대한 금기나 죄책감을 버려야 할 때”라고 말하며, 법안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리휴가는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한국, 잠비아 등 소수의 국가에서만 제도화되어 있다. 스페인 산부인과 및 산부인과 학회(Spanish Gynecology and Obstetrics Society)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약 3분의 1이 월경으로 인해 심한 통증을 겪고 있다고 한다. 월경통의 증상은 급성 복통, 설사, 두통 및 발열을 포함한다.
한편, 이번 법안은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스페인 정부를 포함한 일부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조합은 직장에서 여성이 낙인을 찍히거나, 여성을 고용하지 않는 등의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8일 기준 국가통계포털(Korean Statistical Information System, KOSIS)에 공개된 ‘월경 휴가 사용 현황’에 의하면, 2018년 기준으로 19.7%만이 ‘지난해 월경 휴가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해당 통계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100인 이상 기업의 대리급 이상 여성 노동자 23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월경 휴가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는 월경을 터부시하는 조직 분위기를 꼽았다. (출처 : 데일리안) 오랫동안 생리휴가 정책을 연구한 엘리자베스 힐(Elizabeth Hill) 시드니(Sydney) 대학교 부교수는, 이번 정책이 실제로 여성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여성들이 자유롭게 생리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몇 년간, 페미니즘(feminism)이 사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여성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 월경이나 낙태 모두 이전엔 사회적으로 언급조차 금기시되는 상황이었지만, 점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전 세계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주체성을 가지고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더욱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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