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지중해 횡단, 전쟁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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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0일 유럽 언론사 유로뉴스(Euronews)에 따르면, 영국(United Kingdom) 정부는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의 권한인 이민법과 망명법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인권재판소가 영국의 대리인 없이 비공개 절차를 거쳐 이민과 망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이에 영국 법원은 부당성을 주장했지만, 유럽 대법원이 영국 법원의 청구를 기각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 결과, 영국은 불법적으로 영국에서 도착한 이민자를 르완다(Rwanda)로 이송한다는 계획을 실행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영국은 이민과 망명문제에 대한 통제권을 자국 법원이 다시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게 된 것이다.

특히 영국 내무 장관 수엘라 브레이버만(Suella Braverman)은 버밍엄(Birmingham) 국제 컨벤션센터(International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회의(Conservative Party’s autumn conference)에서 “공식적인 허가 없이 영국에 도착한 사람들이 망명을 신청하고, 이 문제를 외국 법원이 결정하는 것은 주권을 훼손하는 것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영국은 자국으로 입국하는 일부 이민자들 중 밀항자를 색출해 소형 보트를 태워 르완다로 보낸 다음, 망명 신청을 처리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이 정책이 영국 해협(English Channel)을 건너 이민자들을 나르는 인신매매 갱단을 저지하는 목적을 가진다고 말했으나, 이를 지켜 본 인권단체들은 사람들을 수천 마일 떨어진, 살고 싶지 않은 나라로 강제로 보내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는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수엘라 브레이버만은 “많은 이민자들이 프랑스(France)와 같은 안전한 나라를 떠나 지리적으로 바로 위에 근접한 영국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소형 보트로도 이동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이고 해상으로 밀항을 시도한다면, 감시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망명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영국 해협을 건너는 보트들은 이제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리퍼지 액션 그룹(The group Refugee Action)의 CEO인 팀 하오 힐튼(Tim Naor Hilton)은 “망명 신청자들을 르완다로 보내는 것은 과거 영국을 명예롭게 만들어 주었던 국제난민법에 반하는 노골적인 행위”라고 전하면 불만을 표시했다.

영국은 이미 르완다에 불법적 이민자를 보내는 조건으로 1억 2,000파운드(한화 약 1,611억 7,122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했지만, 아직 르완다로 이민자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매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영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희망하며 작은 고무 보트를 타고 영국 해협을 건너려고 한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거부로 수십 명이 죽음을 맞고 있다는 사실은 망명자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정부가 이민자와 망명자에 대한 자국의 통제권을 되찾는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람들의 죽음을 외면하면서까지 자국의 이익만을 고려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도적인 견지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은 유럽 대법원으로부터 통제권을 되찾는 대신, 이민자와 망명자에 대한 해결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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