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2일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Russo-Ukrainian War) 이후 8개월 동안 미국과 서방은 수천 발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FGM-148 Javelin)과 스팅어 대공 미사일(FIM-92 Stinger) 같은 보병 무기를 지원하였다. 그리고 이젠 전투를 판가름 지을 더 강력한 무기들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국은 더욱 강력한 무기 지원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과 푸틴 정부의 관료들은 지난 주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쳤고, 전황이 좋고 나쁜 것에 상관없이 푸틴이 폭주하지 않도록 달래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목적은.우크라이나의 반격에 힘을 실어주고 러시아의 전쟁 달성 목표를 좌절시켜 러시아의 전쟁 수행 여력을 최대한 감소시키고, 전쟁을 후환이 없도록 확실하게 끝맺는 것이다. 이를 위한 미국의 지원 활동에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지원 수준을 제한해야 하는 과제를 한 가지 더 떠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바로 미국의 랜드리스(Lend-Lease), 무기대여법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가 제안했던 무기대여법을 현대식으로 고쳐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도록 2022년 5월 9일 시행한 법이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위 대여법(Ukraine Democracy Defense Lend-Lease Act)이다. 이 법으로 미국은 보병무기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높은 화력과 성능의 전선 무기들을 우크라이나에게 지원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미국은 왜 랜드리스를 선택해야 했을까? 랜드리스는 기본적으로 공여가 아닌 대여의 방식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대여와 달리 물건의 상환 조건을 정해두지 않는다. 이에 따라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을 경우에 남아있는 장비는 다시 본국으로 귀환하고, 손실된 장비는 그 값을 추산해 장기간에 걸쳐 상환해야 한다. 실질적으로는 무기 지원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지원이 아닌 우크라이나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거래라고 외교적으로 밝히고 있다.
미국은 이제 이 법안을 바탕으로 스팅어 미사일과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같은 보병무기를 넘어, HIMARS 다연장 로켓 시스템(M142 HIgh Mobility Artillery Rocket System)과 무인 드론(Drone)을 제공하고 있다. 랜드리스 법을 통해 지원이 가능했던 HIMARS는 우크라이나의 동부 탈환 공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랜드리스의 다음 목표로 NASAMS(Norwegian Advanced Surface to Air Missile System)라고 알려진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전달을 계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의 속내는 러시아의 대응 때문에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최적의 카드인 무기대여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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