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7일 일본 언론 시사 닷컴 뉴스(JIJI.com news)에 따르면, 도쿄도(東京都) 교육위원회(都教育委員会)는 도립고등학교 입시에 영어 ‘스피킹 테스트(スピーキングテスト)’를 처음으로 시행했다고 27일 밝혔다. 글로벌(Global) 인재 육성을 위해 ‘말하는 힘’을 평가하고자 도입한 것이다.
일본 내 고등학교 입시에서 최초로 도입된 ‘스피킹 테스트’는 ‘ESAT-J’라고도 불린다. 민간기업인 ‘베네세 코퍼레이션(ベネッセコーポレーション)’에서 운영하는 시험으로,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시험을 공립고등학교 입시에 일률적으로 도입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시험은 도쿄 내 시험장에서 태블릿(tablet)과 이어폰(earphones)을 활용하여 진행된다. 이어폰을 통해 문제를 음성으로 듣고, 약 15분간 태블릿으로 정답을 녹음하는 방식이다. 녹음된 답안은 필리핀(Philippines)으로 전송되어 20점 만점으로 채점된다. 시험은 오후 1시부터 3시 반까지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전반과 후반의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시험을 치른다.
시험은 학생들의 ‘말하는 힘’을 평가함과 동시에, 도립고등학교 입시에서 가산점으로 활용된다. 기존에는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했으나, 이번 스피킹 테스트를 통해 20점의 가산점이 추가된다. 즉, 도립고등학교 입시를 원하는 학생이라면 무조건 응시해야 하는 시험이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이번 시험 도입에 많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개인정보 취급 문제가 있다. 시험 접수를 위해서는 이름과 연락처, 본인의 사진을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보호자의 동의 없이 일괄적으로 시험 응시를 위해 개인정보를 등록시킨 경우가 대다수이다. 사립고등학교의 입시를 대비하는 학생들에겐 이 시험이 필요가 없으며, 등록된 개인정보는 민간기업인 베네세 코퍼레이션에 등록된다. 베네세 코퍼레이션은 과거 대량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던 기업이기에 수험생들의 불만이 높다. 또한, 질병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점수 산출 방식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기존에 응시했던 영어 학력 검사에서 점수가 비슷한 다른 학생들의 스피킹 테스트 점수의 평균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점수가 남의 점수가 되는 구조로 인해 부당하다는 지적이 많다. (참고: 산케이 신문)
한국의 고등학교 입시는 중학교 성적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사립이 아닌 이상 별도의 시험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중학생은 아직 기본적인 교육 과정 단계에 있어 추가적인 시험은 사교육 열풍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도 스피킹 테스트 도입으로 인한 사교육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교육의 기회는 모든 학생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공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시험은 학교 진학 과정에서 불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추후 도쿄 교육위원회가 스피킹 테스트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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