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9일 영국 언론사 비비씨 뉴스(BBC News)에 따르면, 이탈리아(Italy) 정부는 동성부부가 입양한 아이의 가족 등록을 제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탈리아는 2016년부터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지만, 동성부부의 자녀 입양은 절차가 까다로워 매우 어렵다. 하지만 밀라노(Milano)는 동성부부의 입양 등록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이에 지난 18일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밀라노 시장을 포함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밀라노에서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조르지아 멜로니(Giorgia Meloni) 정부가 동성부부의 입양 등록을 제한하는 이유는 대리모 출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이탈리아 법은 대리모 출산을 여성의 존엄성 침해로 간주하고 있으며, 극우파인 여당은 대리모 출산의 불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출처 : 유로뉴스)
하지만 성소수자들은 대리모 출산에 대한 우려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동성부부의 입양 및 대리모 출산을 제한하는 정부의 정책을 이데올로기(ideology)적 문제로 보고 있다. 마리오 미엘리(Mario Mieli) 퀴어(queer) 권리 협회장인 마리오 콜라마리노(Mario Colamarino)는 현 상황을 “정부와의 이데올로기적 대립”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출처 : 유로뉴스)
성소수자들이 이데올로기적 대립이라 주장하는 이유는 지난 9월에 당선된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의 과거 행적 때문이다. 멜로니 총리는 극우파 정당인 ‘이탈리아의 형제당(Fdl, Fratelli d’Italia)’ 대표이며,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또, 당선 전 LGBT(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의 로비와 젠더 이데올로기(gender ideology)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통해 성소수자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적이 있다.
정부의 방침대로 입양 등록이 제한될 경우, 등록되지 못한 아동은 동성부부의 슬하에서 자라더라도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로마 사피엔자 대학(Sapienza Università di Roma)의 법학 교수인 안젤로 스킬라치(Angelo Schillaci)는 “입양아로 등록되지 못한 아이들은 결국 의료, 상속, 자녀 양육비 등 각종 사회 서비스 및 법적 혜택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동성부부의 자녀로 등록되지 못한 입양 아동들이 처하게 될 위기를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동성부부를 부모로 둔 아이들이 있다. 정책이 사회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가족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될 수 있도록 이탈리아 정부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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