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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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7일 미국 언론사 AP 통신(Association Press)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이 멘톨(Menthol) 담배를 금지하기로 한 계획을 연기하면서 의료계와 금연운동 단체들의 반발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당초 이 법은 2023년 말이나 2024년 1월 초까지는 공표될 예정이었으나, 백악관이 지난 6일(현지시각) 발표문을 통해 멘톨 담배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년 3월 이후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지난 200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이 가향 담배를 금지한 이후 멘톨은 미국 내 유일한 가향 담배가 됐다. 멘톨은 상쾌하고 달콤한 맛을 추가해 담배의 독한 느낌을 완화시켜 주기 때문에 금연을 어렵게 만들고, 흡연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내 흑인 흡연자 중 멘솔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무려 85%에 달한다.

FDA는 흡연을 유도하는 멘톨 가향 담배를 금지하는 법안과 계획을 지난 수년 간 추진해 왔다. 미국에서 멘톨 담배를 금지할 경우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를 300,000 ~ 650,000명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내다 본 것이다. 특히, 멘톨 담배를 많이 사용하는 흑인의 사망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그간 FDA의 멘톨 규제 노력은 담배 회사들의 로비(Lobby), 또는 보다 시급한 정치적 이슈와 입법에 가로 막혀 시행이 거듭 연기되어왔다. 이번 법안 시행의 연기는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와 재대결에 나설 것이라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에 담배 없이 사는 아이들을 위한 캠페인(Campaign)의 회장 욜란다 리처드슨(Yolanda Richardson)은 “FDA의 멘톨 담배 금지안을 백악관이 연기하는 것은 흑인들의 생명을 희생시켜 담배 회사들이 이득을 취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행정부가 올해 말까지 최종 규칙을 발표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FDA는 지난 10월 멘톨 담배를 규제하는 최종안을 백악관 관리 예산처에 보내 검토를 요청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법안이 공표되기 전 마지막에 거치는 수순이다. 하지만 백악관은 시민단체와 기업주, 법 집행 기관 등 멘톨 담배 금지안에 반대하는 단체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하기로 약속한 상태이다. 이들 단체들은 거의 대부분이 담배회사들로부터 기부금을 받아서 활동하고 있다.

의료계와 금연운동 단체는 멘톨 담배를 금지하는 법안이 무기한 보류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백악관를 포함해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보다 신속한 법안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의 잇따른 연기로 인해 이 법안이 조속한 시일 내 시행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향후 선택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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