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녀상, 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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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25일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에 따르면 24일 교토시(京都市)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우익 세력의 방해를 무릅쓰고 비밀리에 전시되었다고 보도했다. 소녀상은 지난번 오사카시(大阪市)에서 시작된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あいちトリエンナーレ)’와 당시 일시중지된 기획전의 출전 작품을 모은 ‘표현의 부자유 전과 후(表現の不自由展・その後)’ 등의 전시회 밖에서 시위가 행해지며 결국 전시가 중단되었다. 나고야시(名古屋市)에서도 7월 상순에 열릴 예정에 있던 전시회 역시 갤러리 철수가 잇따랐다. 이러한 상황 속, 이번 전시의 주최자는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모집한 소수의 인원들과 전시회를 실시해 성사시켰다.

지난 24일 시민 단체 ‘여성국제전범법정 헤이그 판결을 실현하는 모임’은 반대 세력의 눈을 피해 암암리에 전시회를 추진하였다. 그들은 교토시의 한 시설에 강연회와 함께 김서경·김운성 부부 작가가 만든 소녀상을 전시했다. 당시 헤이그 모임 회원과 미리 행사 연락을 받은 교토 시민 등 40여 명이 참가하였다. 소녀상 옆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거나 작품 설명을 보며 작품을 감상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헤이그 모임은 이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평소 신뢰 관계를 쌓아온 이들에게만 소녀상을 전시할 것임을 개별적으로 연락했다. 편지를 통해서 전시회 계획을 알렸고, 장소와 일시 정보는 관람 희망 의사를 밝힌 이들에게만 행사가 임박한 시점에 입장권과 함께 우편으로 전달했다. 방문자에게는 극우 세력의 표적이 될 위험을 감안해 전시회 정보를 트위터 등 SNS에 공유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평화의 소녀상’으로 불리는 위안부 동상은 2011년 12월에 처음으로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 세워졌다. 한국인 부부가 만든 이 동상은 지난 10여년 동안 똑같은 디자인으로 한국에는 82개, 해외에는 16개가 전시돼 있다. 여러 다양한 디자인을 합친 전체의 개수는 현재까지 한국에 144개, 해외에 32개가 존재한다. 그중 이 부부가 만든 소녀상의 비중은 한국 57%, 해외에서는 50%를 차지한다. 그들은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을 위해, 모두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전 세계가 함께 행동해야 한다. 다시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이 (위안부 피해자처럼) 짓밟히는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 “라며 소녀상 전시의 목적을 명시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갈등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독일 뮌헨에서 전시된 소녀상은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과 ‘표현의 불편 전과 후’에 전시되었던 소녀상과 동일한 모습으로 출품되었다. 그러나 일본 측에서는 독일에 소녀상 전시를 반대하는 입장문과 면담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의 관계 사이에 관여말라는 집요한 방해공작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전시회를 두고 일본에서는 극우세력의 위협이 더욱 표면화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찰은 평화의 소녀상의 전시를 막고자 협박한 용의자를 불구속 입건했다. 도쿄(東京)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은 전시회가 열리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전시회 주최자의 트위터에 익명으로 협박글을 작성한 혐의로 조사받았다. 전시회 ‘표현의 부자유 전과 후’는 원래 2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6~7월로 연기되었고, 우익 세력의 방해로 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다시 연기된 상태이다.

전시회 주최를 둘러싸고 개최의 반대 세력과 찬성 세력들이 논쟁이 분분하다. 하지만 비밀리에 진행된 이날 행사는 확성기, 욱일기, 경찰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헤이그 모임은 “집요한 방해에 굴복하지 않고 전시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방해가 있더라도 반드시 소녀상을 전시해야 한다”며 소녀상 전시의 강한 신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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