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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3일 유로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2일(현지시간) 뉴스 편집인인 이리나 슬라비나라(Irina Slavina)가 러시아 내무부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리나 슬라비나라는 극단적 선택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죽음에 대해 러시아 연방을 비난해주길 바란다”고 적어, 이 사건이 러시아 정부와 연관있음을 시사했다.

이리나 슬라비나는 ‘코자 프레스’라는 뉴스와 분석 위주의 작은 뉴스 웹사이트 편집장이었다. 코자 프레스는 “검열 금지”를 모토로 내세웠는데 그녀의 극단적 선택은 러시아 경찰의 압수수색에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녀의 사망 소식이 확인된 후 코자 프레스 사이트는 3일 새벽 다운됐다. 슬라비나는 또 페이스북에 경찰이 이날 자신의 아파트를 수색, 민주화 단체 ‘오픈 러시아’(Open Russia)와 관련된 자료를 찾았다며 컴퓨터와 데이터가 압수됐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언론에 대한 통제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얘기가 나올정도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자신의 장기집권을 위해 언론탄압을 서슴치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8년에는 시리아에 파견된 러시아 비밀 사병조직을 보도한 러시아 기자가 의문의 추락사를 하는 등 러시아 내 언론인이 갑자기 사망하거나 괴한의 급습을 받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는 오늘날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갖는 가장 중요한 기본권 중 하나다. 언론·출판의 영역에서 국가는 단순히 어떤 표현이 가치 없거나 유해하다는 주장만으로 그 표현에 대한 규제를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 우리나라도 군사정부의 유신독재시절 수많은 언론검열과 보도통제로 국민들의 눈과 귀가 막혔던 시절이 있었다. 언론을 통제하는 특정 계층의 입장에서는 국민들이 그저 눈과 귀를 닫고 무지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을 바랄 것이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어차피 국민들은 개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겁니다.”와 같은 대사는 여론을 형성하며 국정 운영의 방향을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좌지우지하는 고위층, 상류층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언론의 적은 언론이라는 말이 있다. 언론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언론이 정작 책임있는 자세로 사실을 바탕으로한 정확한 기사작성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러시아 언론인 이리나 슬리비나라의 죽음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동시에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언론의 책임 또한 무겁다는 점을 동시에 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언론이 되기 위해 언론의 기사와 뉴스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국민의 수 또한 함께 높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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