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대학생 강의실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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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20일 일본 언론사 아사히 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일본 도쿠시마 현(徳島県) 아난시(阿南市)에 위치한 ‘도쿠시마 현립 토미오카 히가시 고등학교 하노우라교(徳島県立富岡東高羽ノ浦校)’ 간호과(看護科)에서 학생들이 주도하여 새로운 교칙을 제정했다고 한다. 최근 일본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교칙들, 일명 ‘블랙 교칙(ブラック校則)’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존의 교칙을 검토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의 주도로 새로운 교칙을 제정하여 화제를 얻고 있다. 이번 교칙 수정을 통해 학생들은 교내에서 자연스러운 ‘내추럴 메이크업(ナチュラルメイク)’ 수준의 화장이 가능하게 되었다.

하노우라교는 도쿠시마 현에서 유일하게 고등학교 내에 간호학과가 있다. 간호학과 학생들은 ‘간호사 국가시험(看護師国家試験)’의 준비를 목표로 한다. 일본에서는 간호사의 화장에 엄격한 태도를 취하는 병원이 많아 간호과가 있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화장 및 복장 등을 엄격하게 규제한다. 화장이나 헤어스타일, 복장 등이 화려하면 환자를 응대하는 간호사의 업무보다 자신을 가꾸는데 더 관심을 쏟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사회적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화장품의 냄새가 환자를 불편하게 할 수 있고, 화장품의 원료에 알레르기 반응 등을 보이는 환자가 있을 수 있어 화장이 진한 간호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참고: 토미오카 히가시 고등학교 하노우라교 홈페이지)

그러나 반대로 간호사가 화장을 않는 경우에도 부정적인 시선을 피할 순 없다. 화장하지 않은 얼굴이 안색이 나빠 보여 환자를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고, 좋은 인상을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성인 여성이라면 어느 정도의 화장으로 좋은 인상을 갖추는 것이 예의라는 인식과 함께, 타인을 돌보아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화장하기를 원하는 간호사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들로 인해 간호과의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혈색을 돋우는 ‘내추럴 메이크업’을 찾게 되었다. 이번 교칙 제정을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는 ‘내추럴 메이크업’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학생들이 제안한 ‘내추럴 메이크업’의 가이드 라인에는 학교 측과 협의하여 ‘검은색이나 갈색 계열의 아이 메이크업’이나 ‘머리 색에 가까운 눈썹 색’ 등이 세부 교칙으로 포함되었다. 학교 측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사회인의 예절을 배울 수 있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고, 새로운 교칙에 따른 적절한 화장을 가르치기 위해 화장 강습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학생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불필요한 교칙은 수정되어야 한다. 앞으로도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서도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적절한 교칙들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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